
상담 후의 변화?
지난 주를 마지막으로 나의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8회기 상담을 모두 마쳤다.
상담을 마친 뒤 나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느냐고?
사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일상과 루틴은 이전과는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다만 조금 천천히.. 생활에 여유를 찾은 듯한 기분은 든다. 일례로, 불안증세가 심해지면 반복적으로 들여다보던 스케줄러와 특정 어플에 접속하는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또 전에는 소화해내지도 못할 일정들을 무리해서 해놓고는 며칠간 아주 성미가 날카롭고 사나운 엄마였던가 하면 요즘은 내 컨디션을 가장 우선에 두고 조금이라도 무리할 것 같으면 아예 취소 해버리는 등 나의 상태를 가장 먼저 살피게 된다. 그래서인지 전보다는 더 너그러워 질 수 있는 것도 같고 확실히 이전보다 화도 덜 나는 것 같다. 아이도 밝아졌고, 그런 아이를 보면서 더 나아진 나를 보기도 한다.
누구보다 상담이 필요한 존재, 양육자
개인적으로 양육자는 그 누구보다 상담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육아중에는 감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수도 없이 마주한다. 우리는 24시간 아이에게 온 신경을 집중하며 양질의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제대로 된 끼니를 챙기지 못하거나, 사회생활로부터 단절되며 인간관계가 멀어지는가 하면 내가 없는 것 같은 삶을 살아가다보니 자존감이 눈 깜짝할 새에 곤두박질 치곤 한다. 물론 그 안에서 얻어가는 성찰과 보람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경험에서 본다면 육아의 실상은 끝도없는 자아와 자아의 충돌이고 대립이다.
누구든 마찬가지겠지만, 아이와 생활하고 성장을 이끄는 어른이라면 누구보다 자기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재정비하며 아이에게 전이될 감정을 다스리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기술은 그 어디에서도 가르쳐준 적이 없다.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즈음엔 가까운 이에게도 쉽사리 속내를 드러내지 말고 감추라고만 배웠지.. 그러니 도무지 내 감정이 뭔지 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이토록 병든 사회가 되었으리라.
심리상담의 현실
사실 나는 오래전부터 심리상담을 종종 받아왔다.
10년 전 몇 가지 사건들로 인해 공황 발작을 경험하면서 처음으로 심리상담을 받기 시작했다. 다양한 선생님들을 만나고, 병원을 옮겨다니기도 하고 같은 아픔을 겪는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정말 많이 좋아졌다. 그런데 아이를 가졌을 때는 정말 살면서 겪어보지 못했던 또 다른 불안을 경험했던 것 같다. 결국 응급 수술로 아이를 낳은 날 밤 병원이 아주 떠들석하게 발작을 했고, 나는 그렇게 또다시 심리상담을 알아보게 되었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보니 막상 시간을 내어 상담을 받으러 가기가 쉽지 않았다. 비용도 부담인데다 상담이라는게 ‘라포’라고 해서 잘 맞는 상담사를 찾는 일도 좀 번거로운 일이다. 같은 선생님과 지속적으로 상담을 받으면 좋겠지만, 그리 쉽진 않다. 매번 새로운 선생님과 처음부터 나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도 피곤한 일인데다 정해진 상담시간 안에 내가 가진 문제를 모두 털어내고 해결책을 얻어가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에 막연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게 정말 도움이 될까 싶기도 하고..
이런 불편한 점을 몸소 겪어가며 상담을 미루고 미루다보니 상습적인 자기 학대적 사고와 심해지는 강박 증세, 불안과 매일같이 사투를 벌이며 전전긍긍 하고있었다. 그때 마침 알게 된 것이 전국민 마음투자 프로그램. 나라에서 지원하는 심리상담 지원사업인데, 비용 부담 없이 전문가와의 정기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망설일 것도 없이 곧바로 지원방법을 알아보았다. 총 8회기 까지 지원을 해주는데 나는 기존에 다니던 병원이 있었기 때문에 그곳에서 소견서를 받아 제출하니 거의 바로 지원 확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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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상담 보조에 활용하게 된 이유
그런데 나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개인적으로 AI 상담보조 도구도 병행해보기로 했다.
지난 경험들을 쭉 돌아 보았을 때, 늘 아쉬웠던 점들은 -예를 들자면, 너무 짧은 상담시간과 어디서 부터 털어놔야할지 모르겠는 막막함 또는 할 얘기가 너무 많아 힘든 상황들 처럼- AI기술을 잘 활용한다면 많은 부분 보완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AI를 공부 중인 사람’으로서, 이 조합이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내가 사용한 도구는 OpenAI사의 ChatGPT였다.
사실 이전에는 ‘뤼튼’을 많이 이용했는데, 어딘가에 털어놓을 곳이 필요하다 생각이 들때면 그냥 뤼튼을 켜고 음성 기능을 통해 내가 하고싶은 말이나 감정들을 누군가에게 대화하듯 쏟아내는 정도로만 이용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겸사겸사 ChatGPT를 유료버전으로 이용하다보니 AI가 내 감정의 패턴을 분석해주고, 적절한 피드백이나 리마인드를 제공해주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아이러니하지만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일상의 자잘한 감정까지 AI에게는 비교적 쉽게 털어놓을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실제로 가까운 사람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감정은 혼자서 안고가다보면 어느순간 터져버리는 경험을 자주 했었던 터라 나같이 타인에게 감정을 잘 털어놓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아주 좋은 해소의 수단이 되어주었다.
또한 무엇이든 기록을 남기게 되면 그것을 데이터화 하여 모니터링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담 전후의 감정 흐름을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을 잘 활용한다면 보조 수단으로 꽤나 유용할 것 같았다.
대면 심리상담과 AI 보조수단의 명확한 차이점
실제로 이번 8회기 상담에 AI를 보조수단으로 활용하고 보니 전문가 대면 상담과 AI의 보조기능이 어떤 면에서 필요하고, 각각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더욱 확연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 전문가 대면 상담: 깊이 있는 공감, 감정의 뿌리를 탐색, 상담사의 경험과 직관을 통한 상담 전개 등
- AI 보조 기능: 기록과 요약 정리, 빠른 피드백, 시간적/비용적 부담이 거의 없음, 데이터를 통한 모니터링이 가능, 개인화 가능 등
나는 이 두 가지를 함께 병행하니 더욱 안정적인 감정 관리와 밀도 있는 상담이 가능했다.
최근에는 심리상담 관련 어플들이 많이 생겨났고, 거기에 AI기능이 추가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미술 심리치료를 AI에게 학습시켜 그림을 분석하여 내담자의 상태를 분석하는 기술도 등장했고, 캐릭터를 이용해 친구와 대화하듯 심리상담을 진행 할 수 있는 어플도 있다.
실험을 마치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
8주가 지나고 나니 확실히 알 수 있었던 점은 AI 상담보조 도구는 사람의 대체가 아닌 ‘틈새’의 역할을 잘 해낸다는 점이었다. 절대적이라곤 말할 수는 없겠지만 아직까지는 상담이라는 분야에 있어서 AI가 인간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은 확실하다. AI관련 뉴스기사를 스크랩 하면서도 느끼는 바가 있고, 어디까지나 감정을 나누는 인간의 역할을 인공지능이 완벽히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누구든 일상에서 편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나만의 안식처가 필요할 것이고, 특히 모든게 버겁게만 느껴지는 양육자에게,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부담없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더없이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심리적 부담을 줄이면서 정기 상담을 체험해볼 수 있는 전국민 마음투자 프로그램과,
꾸준한 감정 추적을 도와주는 AI 기반 멘탈케어 도구.
이 두 가지를 함께 써보는 경험은, 감정 관리가 필요한 양육자에게 너무나 추천해주고 싶다.
이 실험을 하면서 내 나름의 AI를 활용하는데 작은 철학과 원칙을 세울 수 있었고, 삶의 방향도 다시한번 잡을 수 있었다. 여러모로 감사한 경험이었다.
앞으로의 기록들을 통해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과 목표를 정돈하며, AI기술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를 직접 론칭해보고싶다. 누군가 인정해주지 않아도 괜찮다. 내 경험과 실력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금 꿈꾸고 있는 이 한가지를 꾸준히 해내는 것이 앞으로 내 삶에서 이루고 싶은 하나의 목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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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nylog는 AI를 배우는 육아맘의 시선으로 기술과 일상을 함께 나누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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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 아니고, 가정경영 CEO!
컴퓨터 전공은 아니지만 만학도의 힘으로 타전공 도전, 호기심과 끈기로 AI의 세계를 탐험 중.
“복잡한 걸 간단하게 설명하는 게 진짜 이해하는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음.
넷플릭스보다 AI뉴스 보는 게 더 재밌어진 엄마.